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778 / 일이 즐겁다

커피앤레인 2008. 6. 16. 09:29

 

유 선경作 38286

 

2008/6/16

일이 즐겁다

 

 

 

 

누군가 그 나이에도 꿈이 있느냐고 물었다.

난 그를 한참동안 물끄러미 쳐다본 다음

사람이 꿈이 없으면 몬 재미로 사느냐고 대답하였다.

나의 꿈은 여전히 진행중인데도

사람들은 벌써 마무리를 하나보다.

 

 

하긴 난 언제나 출발이 늦었다.

하지만 열정만은 아직도 팽팽했다.

거창에 사는 송사장은 형님은 정말 대단하다고 하였다.

거의 이틀동안 날밤을 세우다시피 했는데도

전혀 피로한 기색도 없이

디자인이 어떻고 건축이 어떻고 하며 같이 대작을 하는걸 보면

역시 예술가는 다르구나하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고 하였다.

 

 

들국화님은 북경에다 무슨 큰 곰탕 집을 여는지

평면도 한장을 달랑 파일로 부쳐왔다.

중국평수로 3천평이라는데

아마도 거기다가 한국적이면서도 중국사람이 좋아할 그런

곰탕집을 차릴려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웃기는 것은 디자인이 평면도 하나만 있으면

다 되는줄 아는지 그것만 달랑 부치고는 잘 부탁한다고 하였다.

 

 

하나

적어도 디자인을 할려면

평면도는 물론이고 층고는 얼마이며

그것이 일층인지 이층인지

아니면 단독주택처럼 생긴 건물인지

 다중의 사람이 기거동작할 수 있는 복합상가 건물인지

그리고 주변에 늘어선 건물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으며

거리 분위기는 어떠한지

 

 

또 출입구는 어떠하며

장사를 하려는 건물의 바깥 꼬라지는 어떠한지

 그 모든 것을 상세하게 적어보내던가

아니면 사진을 찍어 파일로 첨부해 주어야하는데

 

오데

장님 코끼리 더듬는 것도 아니고

평면도만 한장 달랑 보내면

내가 귀신도 아니고 어떻게 하라는건지 원 ................

 

 

물론 평면도 하나면

배치도 정도는 그릴 수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 다 되는건 아니었다.

 

 

 

적어도 디자인을 하려면

먼저 현장을 보고 난 다음

몇날 며칠을 고민하면서 인스피레이션을 쫓아

어떤 구상을 하게 마련인데

지역이 북경이다 보니 섣불리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앉아서 상상으로만 다 할려고하니

이 사람 내가 몬 신이나 되는줄 아는지 .................

난감 그 자체였다.

 

 

 

어찌 되었던지 간에

아는 체면에 거절은 할 수 없고

(그것만으로도 횡재한거여 ....)

디자인이란 원래 감각의 싸움인데

그럴려면 정보가 충분해야 실패를 하지 않은데

설혹 뭘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이미 그에 따른 이미지가 머리속에 그려졌지만

그것을 형상화 하려면 어느정도

조건이 확실해야 하는데

정작 필요한 조건은 아무것도 알 수 없으니

이 일을 우얄꼬.....................

 

 

물론

이 방면에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들국화님 생각에는

이 사람에게 이 정도 평면도만 달랑 던져줘도

경복궁 정도는 그려줄꺼야하고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상업디자인의 첫째 목표는

내 작품에 대한 예술성이 아니라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내 작품이 사업성공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느냐하는게 젤 중요한데

그럴려면 무엇보다 기초 정보가 충분해야하는데도

그게 너무 아쉬웠다.

 

 

해서 들국화님도 매일 이 블로그를 읽고 있겠지만

다시한번 세세한 정보들을 사진을 찍어 보내주면

북경에서 젤 가는 한국전통 곰탕집 하나 쯤은

공짜로 그려줄텐데 ............................

(그렇다고 입 딱 딱고 나 모른다 하기없기 ㅋㅋㅋ)

(내 말귀를 알아듣기는 알아듣겠나.........)

 

 

암튼 난 누가 일거리를 보내주면 그것보다

더 고맙고 즐거운게 없는데

그나마 몇년 놀았다고 올핸 하나님이

니도 좀 유명하면 안되겠나 하고 ..........................

정치가도 붙여주고 유명 배우도 붙여주고

저 멀리 북경에서도 손짓을 하니

역시 사람팔자 시간문제라고 하더니만

나도 이제 팔자 좀 피일려나보다 .

그나저나

내 없을때 괄시한 그 가시나 그건 이제 죽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