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779 / mb가 놓친 것

 

안 정란作

 

38313

2008/6/17

MB가 놓친 것

 

 

 

 

언젠가 누군가 정치는 3류고 행정은 2류라고 하여

꾀심죄에 걸린 일이 있었는데

사실은 정치 / 행정 모두가 3류이었다.

 

 

집을 수리할려면 수리하는 부위나 정도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일반인들은 이게 허가 사항인지

신고 사항인지 애매할 때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해서 동회에 전화를 했더니

구청에 전화하라고 떠 넘겼다.

그래서 구청 건축과에다가

지붕에 얹어 놓은 스레트를 걷어내고

아스팔트 슁글로 대체하고 싶은데

어쩌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대뜸 하는 말이 그런건 건축사하고 의논해보라고 하였다.

(문디 지랄 안하나....................

건축사에게 전화할거면 모하러 구청에 전화할거고)

 

 

아니 불과 5-6평도 안되는걸 고치는데  

그걸 왜 건축사에게 물어야하느냐 하고 되물었더니

 이 친구왈

아스팔트 슁글이 모냐고

도리어 나보고 되물었다.

 

 

하도 기가 차서 당신 건축 담당자 맞느냐고 했더니

지는 건축과 계장이라고 하였다.

-아이고 이런 머저리 같은 넘이 있나 .

아스팔트 슁글도 모르면서 우찌 그런 자리에 명패를 달고 있는지.

한심이 뭐라 하더니만 진짜 그랬다.

해서 아스팔트 슁글은

예전의 루핑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을 했지만

말투를 보아 여전히 모르는 모양이었다. 

 

 

해서 거두절미 하고

요즘 세계적인 추세가

스레트의 원료인 석면은 암을 유발한다고

다들 기겁을 하는데

이걸 걷어내고 다른 걸로 대체하려고 하면

구청이 오히려

아이고 잘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뭘 도와 드릴까요 해야하는데

지붕 형태가 아니라 재질을 조금만 바꾸는데도

대수선 신고를 해야한다니....

 

 전라도 말로

-에라이 나가서 썩어 죽을 넘아

그러니 너거가 맨날 욕을 얻어먹지

누가봐도 정말 대수선 허가를 받아야할 사항이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지만

개미 눈꼽만한 이걸 두고 대수선 허가를 받으라니 .....

 

 

행정이 3류인 것은 사실 그것만은  아니었다.

 

 

 

한데 더 웃기는 것은

지금 국민은 엄청 진화했고 또 진화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김일성 주체 사상을

저거 아부지 말 이상으로 금과옥조로 여기고

신봉하는 골수 좌파가 있는가하면

공산주의라면 공자만 봐도 치는 떠는 골수 우파가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었다.

문제는 좌파 정부 10년에

그 사이 보수이면서 진보인 친 보수계와

좌파이면서 보수인 친 좌파계가 엄청 불어 났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사안에 따라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촛불을 들기도 하였는데

이 명박 대통령이 놓친 것은

바로 이들의 숫자와 성향을 제대로 분석을 하지 못한체

정권을 잡은 것 같았다.

 

 

이들은 예전처럼 정부가 하는 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찬성하거나 반대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명분이나 사회적 정의나 도덕적 결함 유무에 따라서

카멜리온 처럼 자기의 의사를 표시하였는데

이들은 사안에 따라

친 보수에서 친 좌파로 친 좌파에서 친 보수로

옮겨 다녔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후진타오의 눈물 같은 그런 감동을

보고 싶어했다.

 

 

노 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도

바로 이런 눈물이었는데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대통령은 바로 이점을 잘 못 읽고 있는 것 같았다.

 

 

해서 마치 책상에 앉아서

아스팔트 슁글이 모예요 ?하고 묻는 그 건축 계장이나

값싸고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라고 선전한

이 대통령이나

(물론 대통령은 선의의 생각으로 그랬겠지만 ,,,,)

 

 

암튼 두 사람 다

우리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진정한 고통이 무엇이며

불만이 무엇이며 감동이 무엇인지 

전혀 학습이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

앞날이 심히 염려스러웠다.

 

 

그나저나 아스팔트 슁글도 모르는

저 인간을 만나러 또 구청에 가야하나 ?

도대체 동회는 뭐하는 곳이고 구청은 모하러

그렇게 크게 짓고 앉아 있는걸까?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