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아무리 살아봐도

커피앤레인 2009. 3. 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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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3/8

아무리 살아봐도

 

 

 

 

배가 너무 고프면 무우 한쪼가리도 허기를 면하게 했다.

해서 그런지 울 할매집은 감나무가 엄청 많았는데

장(場)에 갔다오는 사람들 가운데 종종 배고픈 사람들이 들어와서

물 한모금 얻어 마시고는 떨감을 하나 떼어 덥석 입에 물곤했는데

감나무가 워낙 많아서 그런지 울할매는 그런 사람을 한번도 나무라지 않았다.

-아이고 배고픈가베. 떨감을 다 먹는것 보니 ... 

식은 밥이라도 있으면 좀 주겠구만은 얼른 얼른 가거라

집에 가서 따뜻한 밥을 먹어야지 하고 ,,,,,,,,,,,,,,,,,,,,,등을 떠밀었다.

 

 

새벽기도 갔다가 오는 길에 보니

공원에도 산수유 꽃이 만개해 있었다.

노란 꽃잎이 허들스럽게 피어있었는데

봄은 이미 우리 깊숙히 들어와 있나보다.

해서 겨우내 봉지로 묶어 두었던 장미꽃이

찢어진 비닐 봉지사이로 잎을 삐쭉삐쭉 내밀어

봉지를 풀고 분까지 갈아주었더니 그새 제법 잎이 파랬다.

한데 더 재밌는 것은 얼마전에 잔가지를 자르면서

무심코 한 넘을 화분에 꽂아두었는데

그새 뿌리를 내렸는지 이 넘도 작은 잎을 삐쭉삐쭉 내밀었다.

(아........ 장미는 꺽어 심어도 뿌리가 나는구나

그랬으면 진작에 예쁜 장미를 좀 눈여겨 볼건데..................)

 

 

아내는 심심하면 늘 새장가를  가라고 한번씩 그랬다.

-왜 ?

- 그래야 나도 한번 더 시집갈거 아니요 .

-그래 ? 걱정마라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당신 먼저 가라

서류는 걱정말고 ,,,,,,,,,,,,,,,,,,, 했더니

이 넘의 여편네가 고 말이 진짜 인줄 알고

인터넷에서 이혼서류를 다운을 받았다나 우쨌다나 ...

 

그러더니 뜬금없이

-아직도 맘에 드는 여자가 없데여 하고

바람을 또 실실 넣었다.

-아니 , 있긴 있는데

돈없는 남잔 싫어한다 하드라 했더니

-애고 ,골라도 잘못 골랐는가베

돈많고 늙은 여자를 골라야지

요즘 젊은 여자가 누가 돈 없는 남자에게 올끼요했다.

(문디 여편네 ,,,,,,,,,,,,,,,,,,,,,,,아이가

아직도 나가면 젊은 오빠 하고 얼마나 방가방가 하는데........하고 한마듸 했더니

그래서 철이 없단다. 우야믄 아들내미 하고 그리도 똑 같노하고

판박이다 판박이다 해사면서

또 모라모라 씨부렁거렸다.)

 

 

 

한데 세상엔

이쁜 여자도 많고 멋있는 여자도 많고

둘이서 날 밤을 새워도 지겨운 줄 모르고

밤새 소곤소곤 할 여자도 많더라만

그래도 제 눈에 안경인지

아무리 둘러봐도 마눌만한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해서 늘 아들에게

아들아  여자는 진짜 잘 골라야 한데이 했더니

욜마가 지 애비 눈 높은 것만 보고 컸는지

어느날 아부지 진짜 이쁜 것 하나 골랐습니다하고 전화를 때렸다.

-엥 ?고게 몬말이고

어떤앤데 ?

-같은 대학 동창인데예 ...........

제가 누굽니꺼 아부지 아들아입니꺼

그래서 울 대학에서 젤 예쁜 아를 탁 점찍었다 아입니꺼

-그래 ? 모가 예쁜데

-무조건 예쁩니더

담에 아부지 함 보여 드릴께예

 

 

(아,,,,,, 이게 몬말이고

절마가 시방 지거 애비 말을 잘 못 알아들어도 한참 잘 못 알아 들었는가베

이쁜 것들은 관리비가 얼마나 많이 드는줄도 모르고  ..............

지애비 한평생이 이렇게 고달픈줄을  아직도 모르는가베

아이고 이걸 우야노 ,,)

 

 

한데

요것들이 몇년 죽자살자 사귀어 보더니

이젠 둘다 좀 시들하였는지 나 유학이나 갈란다하고

여자애가 먼저 동경으로 날라버렸단다

해서 저거 엄마가 쪼매 걱정스러벘던지 

-야 지금 헤어지면 우야노 하고

한마듸 했더니

-엄마 그런 걱정안해도 되요 

연애는 그 애하고 하고 결혼은 지하고 하자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더란다 .

(아이고 요즘 애들 무섭제

연애는 니 맘대로 하라 ,,,,,,,,,,,,,,,,,고건 인정할게

왜냐하면 그 애가 먼저 선수금을 냈으니까

그것 까진 인정 하겠다

하지만 집도 중도금과 잔금친 넘이 임자니까 그건 내가 치겠다 이말인가 본데 ,,,,

요새 젊은애들이 이렇게 똑똑해요 .

 

한데 저거 엄마는  ............

언제는 사귀는 여자 애가 키도 너무 크고 (울애도 178인데)

좀 거실것 같아서 싫다 하더만

막상 헤어졌다하니까 또 와 헤어졌노 하고

걱정스러버하다니 ,....)

 

 

 

해서 이 넘이 위로차 전화를 한답시고

-야 아들아

사내는 결혼이  그리 중요한게 아이다이

결혼은 니가 꼭 하고 싶을 때

정말 이 여자다 할 때 해라.

그리고 더 중요한건 평생을 사랑해도 후회하지 않을 그런 여자하고 해야

니가 후회를 안한데이

그라고 니가 꼭 알아둬야 할게 또 하나있는데

이쁜거는 우쨌던 관리비가 쪼매 많이든다는 것만 알아라

그건 니 평생 니가 비용부담을 해야할  몫이니까  그리 알아라

한데 아빠 생각은

아직은 네가 더 배워야 할 때니까 

가급적이면

공부를 좀 더했으면 한다 했더니 욜마도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아부지 그렇지요?

하고 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한데

요 넘의 야시같은 마눌은 몬 바람이 또 불었는지

요새는 지 핸폰에다가

내 별명을 두개나 올려 놓았단다.

내 e-mail 닉이 가시나무새니 가시라고 하나 올려놓고

또 하나는 아무리 살아봐도

이넘만한 남자가 없었던지 명품이라고 하나 더 올려놓았단다.

 

 

-핸폰에다 몬 닉을 두개나 올려놓노 했더니

(사실 우린 둘다 경상도 보리 문둥이이지만

거의 30년 가까이 살아도 좀처럼 말을 놓지 않았다)

-내 기분따라 전화 때릴려고

-그래..............

그럼

기분이 쪼매 나쁘면  요 넘의 가시 같은 인간 아....하고 때리고 

지 기분이 쪼매 좋으면 또 명품이네 하고 때린다 이말이제

그것 말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