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해뜨는 해수탕

커피앤레인 2009. 5. 27. 10:53

 

 안정란 作

39930

 

2009/5/27

해뜨는 해수탕

 

 

 

 

 

 

방어진 꽃바위 근처에 가면 해뜨는 해수탕이라는 찜질방이 있었다.

이 넘이 공사관계로 울산에 가면 자주 그곳에 들려 잠시 눈을 부치곤 했는데

새벽녘에 부시시 잠을 깨면 바다 너머로 해가 조금씩 떠오르는게

너무 아름다웠다.

해서 일행이 없으면 일부러라도 방어진까지 넘어갔는데

카운터 아짐씨는 생긴건 제법 예쁘게 생겼건만

간밤에 서방님하고 잠자리가 불편했는지 언제나봐도 그  표정이 그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 넘이 해뜨는 해수탕을 즐겨찾는 유일한 이유는

그 아짐씨가 아니고

발가벗은체 냉탕에서 바로 발아래에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조금만 일찍 일어나도 넘실대는 금빛 물결을 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좀 더 일찍 일어나면 여명이 밝아오는 풍광이

마치 죤스타인벡의 퍼얼을 읽는 기분처럼 세상이 온통 푸른 색으로 변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한데 금주네 샵 디자인이 드디어 완성되어

다시 한번 현장을 둘러보려 울산으로 내려갔는데

디자인이라는게 누구나 해보면 알겠지만

이게 촌스러운지 아름다운지 하는건 디자인 하는 지가 먼저 알았다.

하지만 금주네 샵은 금주 운이 좋은지 모든게 쉽게 잘 풀려나갔다.

굳이 이 넘이 했기 때문에 아름다운것 만은 아니고  

누구봐도 노래주점치고는 제법 격도 높고  세련되었는데...................

감사하게도 자재까지 모든게 잘 조합되었다.

 

 

(원래 디자인이 나쁘거나 자재가 여의치 못하면

공사를 맡고 안맡고를 떠나

이 집이 과연 성공을 할 것인지 실패할 것인지 그것조차 확신이 서지 않아

어딘가 모르게 불안한데 이번엔 이런 걱정이 없어 다행이었다.

한데  이렇게 말하면 언 넘은 공사를 하는 사람이 공사만 하면 되는거지

몬 그런걱정까지 다 하노 했는데...................그라믄 속으로 문디 지랄안하나 ...

지 디자인에 지가 확신이 안서는데 몬 깡다구로 일을 하냐 .....

디자인을 하는 사람도 지 나름대로 한 고집과 깡다구가 있어야

그게 예술이 되었던지 안예술이 되었던지 혼신의 힘을 다 기우리게 마련인데  ................그런 것도 없으면서 몬 일을한데야 ......................)

 

 

 

암튼 그건그렇고

마침 금주네 샵 디자인이 끝난김에  

다시한번  각시탈에 들렸더니

오늘따라 여인네의 노래소리가 뭔지 모르게 슬퍼보였다.

해서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같이 앉아 공기밥으로 간단하게 저녁을 떼우며 

오늘은 왠지 목소리가 좀 슬퍼보여요 했더니 

,,,,,,,,,,,,,,,,,,,,,,,,,,,,,,,,,,,,,,,,,,,,,슬퍼보여요? 하며 지가 더 반문을 했다.

(글시 내가 잘 못본거가?)

 

 

 

아무튼 

라이브를 들으면서 올만에 혼자서 동동주를 홀짝홀짝 마셨더니

건너편 아짐씨 세명이 이 넘이 혼자 있는게 아무래도 좀 그랬던지.

같이  합석할까요 하더니,,,,,,,,,,,,,,,,,,저거는 안동소주를 마신다며

안동소주를 시켰다.

(에엥 ?안동소주?)

사실 안동소주는 일반 소주에 비해 엄청 도수가 셌는데

그걸 벌컥 벌컥 마시다니...........................

설마 노통이 가버렸다고 내 몬재미로 살겠노하고 

지서방도 팽개치고 저렇게 술을 마시는건 아니겠제 ..................... 

암튼 대한민국 아짐씨들 대단해여.

존경함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