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지영作
2009/12/16
장가를 세번 가는 남자
언제부터인가 결혼식에 가면
꼭 꼭 봉투를 하나 내밀었다.
남자아이가 장가를 가면
축 결혼(祝 結/맺을 결婚/혼일할 혼 )이라고 썼고
여자아이가 시집을 가는 집엔
축 화혼(華/빛날 화 婚/혼일할 혼)이라고 썼는데
그때는 주례사도 거의 천편일률적이었다.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잘 살아라 뭐 이렇게 말했는데
요즘은 주례사도 시대를 반영하는지
후회없이 사랑하라 / 죽도록 사랑하라 / 멋있게 잘살아라
뭐 그런 투였다.
그런데 세번 장가가는 저 친구한테는 뭐라고 주례사를 할런지
그게 궁금했다.
한번은 연극배우와 살더니
몬 이유인지 찢어졌다 하더니만
또 한번은 지보다 10살이나 아랫녀하고 눈이 맞아
한동안
죽니사니 하더니 어젠 또 새로운 여자를 소개하며
형님 내가 결혼할 사람입니다 하고
뻔뻔스럽게 (?) 또 소개를 했다.
해서 무심결에 야 저번에 니가 인사시킨 그 사람아이가 했는데
아차 이런 실수가 ............................다시 보니
외모는 저번 여자와 비스무리했는데
전혀 딴 여자였다.
이번 여자는 병원에 근무하는 여자인지
나 이번주는 나이트라 밤엔 시간이 없어요 하고
모라모라고 말했는데 ...................
세번 장가가는 저 인간의 기분은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찢어질까 ? 아니면 그게 그거일까?
암튼 누군가 섹스는 성인들의 스포츠라고 하더만
결혼도 이젠 성인들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는지
요즘 내 주위에도 재혼 삼혼하는 사람이 꽤나 늘었는데
언젠가 이 넘의 마눌이 10년쯤 살아보더니
그때만 해도 순진했던지
나는 담에 태어나도 당신하고 꼭 결혼 할끼다하더니
20년이 지나니 그새 오데 눈에 들어온 넘이 있었던지
아니면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헤또가 약간 헷가닥했는지
담에 태어나면 당신하고는 절대 다시 안살끼다했다.
해서 기분이 좀 찝찝했지만
어차피 다시 태어날 것도 아닌데
그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랴하고 내버려뒀더니
요새는 또 몬 마음이 변했는지 지 핸드폰에다
명품이라고 별명을 지어놓았다나..........................어쨌다나 .
하기사 사람이 일생을 살면
세번의 기회가 온다고 하더만
여자나 남자나 변덕도 비슷한가보다.
하지만 살다 엎어버리고 살다 엎어버리고
그러다 다시 살다 엎어버리면 잼있을까 ?
아니면 죽으나 사나 이 넘 같이
한 여자에만 매달려 살면서
가지나 실실 치는 고게 잼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난 마눌은 하나면 족하고
여자는
애인하나 친구하나 요래 둘만 더 있으면 딱 좋겠는데
그라믄 세상이 뒤비질까?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에 쓰는 일기 / 송구영신 예배는 왜하노 (0) | 2009.12.18 |
---|---|
아침에 쓰는 일기 / 제 마음대로 된다면야 몬 걱정 (0) | 2009.12.17 |
아침에 쓰는 일기 / 가수는 아무나 하나 (0) | 2009.12.15 |
아침에 쓰는 일기 / 새벽이 아름답다 (0) | 2009.12.14 |
아침에 쓰는 일기 / 때론 실패로 부터 배우는 축복도 있더라 (0) | 2009.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