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이 오밤중에 왠 전화

커피앤레인 2010. 1. 26.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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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6

이 오밤중에 왠 전화 

 

 

 

 

 

모처럼 일찍 자려고 11시 40분쯤 되어서

잠자리에 들었더니 그새 또 전화가 따르릉 하고 울렸다.

아니 도대체 몇신데 전화지 ?

비몽사몽간에 애써 전화기를 집어 들었더니

아직 안자죠 안자면 잠시 왔다 가이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니 몇시야 ?

어둠속에서 전화기를 다시 집어들었더니

새벽 1시 45분이었다.

아유 겨우 잠이 들었구먼 .....................하고

다시 옷을 주섬주섬 줏어입고

바깥에 나갔더니 바람이 꽤 차가왔다.

 

 

-왜? 이밤에 남 잠도 못자게 부르요

하고 볼멘 소리를 했더니 사람은 부를 때가 좋단다.

해서 보아하니 술 취한 여인이 시간을 질질 끌자

그걸 내 보낼려는 수작인가 했는데

한데 이 여인이 어디서 만났는지 낯이 퍽 익어보였다.

해서 다시 보니 예전에 한번 동석을 한 기억이 났다.

아 대신동인가 오덴가 산다는 그 여자구나.

그림을 전공했다했지.

 

 

한데 이 여인도 이 넘을 아는지

뭐라뭐라했지만 난 애써 모른척 했다.

이미 술도 많이 취해 있었지만

 어차피 같이 앉아서 술을 마실 것도 아니라면

굳이 아는체 해봐야 술 취한 여자 뒷처리만 할게 뻔한데

괜스리 아는척 하는 것 보단 모른척 하는게 훨 낫겠다 싶어

아무소리도 안하고 나혼자 맥주만 한잔 홀짝홀짝 마셨더니

지도 멋 적었던지 몇마듸 더 던지고는 그냥 나가버렸다.

 

 

한데 전화를 한 진짜 이유는 딴데 있었다.

낮에 성경공부를 한게 너무 가슴에 와 닿았는지

요근래 자기에게 일어난 근황들을 설명하곤

너무 감사해서 기어이 말이 하고 싶었단다.

해서 그런건 내일 해도 되는데 왜 하필 잠자는 사람을 깨워

이 야단이요.....................했더니

이 밤이 아니면 말할 기회가 도무지 없을 것 같아 그래서 불렀단다.

 

 

아이고.............................

복도 복도 몬 복도 이런게 다있노

해서 생각하면 좀 황당하기도 하고

신갱질도 났지만

예수님이 오리를 가자하면 십리를 가라했고

속옷을 달라하면 겉옷을 달라했는데

그까짓 하룻밤 잠 좀 못잔다고 죽기야 하겠노 하고

실컷 말해보소 했더니

40일 기도를 하라고 해서 그대로 따라했더니

마지막날 집 나간 딸뇬이 돌아왔다며 너무 신기하다고 했다.

 

 

해서

성경을 잘 몰라서 그렇지 제대로만 알면

신기한 일이 하나 둘이 아니오 했더니

다음주에 자기 성당에서 평신도 담화를 한다는데

자기가 대표로 뽑혔다나

해서 몬 말을 해야할지 한 주 내내 고민을 했는데

오늘 성경공부시간에 성경에서 그 답을 가르쳐주어 너무고맙다고

눈물을 또 글썽거렸다.

(*그 답은 성경 마태복음 10장 19-20절에 있는 말씀이었다.)

 

 

한데 중요한 것은 은혜는 지가 받고

난 잠이 안와서 이렇게 밤새 또 뒤척여야 하니 이게 몬 생고생인지.............

역시 애나 어른이나 새끼를 기르는 것은 그렇게 쉬운게 아닌가보다.

(아이고 하나님 이럴땐 우야믄 좋습니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