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산에 오르다

커피앤레인 2010. 9. 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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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9/7

산에 오르다 

 

 

 

비가 오는 날 산은 더 호젓했다.

때문에 홀로 먼 길을 따라 산등성이를 넘으면

만감이 오갔다.

왜 나는 이 산을 또 오를까 하고..........

 

 

하긴 사람사는 것도 산을 오르는 것과 거의 비슷했다.

늘 그게 그것이지만 산을 오르는 것이나

인생이란 트랙을 도는 것이 뻔한걸 알면서도

나는 또 돌고 돌았다.

 

 

그렇다고 후회하거나 슬퍼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공짜로 온 인생인데

조금 더 가치있고 품위 있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만 있을뿐...............

(그게 전부였다. )

 

 

그래서 그런지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이 오늘따라 더  공허했다.

더우기 가랑비가 내리는 날의 바람이라서 그런지

사람의 기분을 참 묘하게 했다.

그래도 바람은 좋은거였다.

 

 

간밤에 읽은 책들이 기억에 제법 소록소록 했다.

요즘은 물리학에 관한 글들을 읽고 있는 중인데

까마득한 옛날 마흐가 어떻고 뉴턴이 어떻고 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나는 물리학의 기초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공부가 여간 재미있는게 아니었다.

해서 그런건 아니지만 한여름 난 벌써 12권째 책을 읽었다.

우리 궁궐이 어떻고 상궁이 어떻고 나인이 어떻고 해사면서

읽다보니 이젠 물리학 영역까지 왔나본데

하지만  내호주머니에 돈깨나 있었다면

난 책을 안읽었을게 분명했다.

 

 

맨날 찔락거리고 다닌다고

책은 고사하고 산도 안올랐을 텐데

그나마 호주머니에 돈이 없는게 다행이었다. 

 

누군가 영어를 블로그에 올려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고등학교 때 까지 영어를 배웠지만 다시 하려니

너무 어려웠는데 그나마 여기서 다시 접할 수 있어

고맙습니다하고 댓글을 달았다.

하긴 공부만큼 남는게 또 뭐가 있을까 ?

 

 

중국어는 이미 200일 째를 향해 순항중인데

일본에서 들어오는 분들이 더 열심인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덩달아 나도 그들 처럼 열심히 책을 보고

글을 읽은 탓일까

이젠 중국어가 전혀 생소하지만 않았는데

간혹 중국관광객을 붙들고 모라모라 씨부렁 거리면

이 넘들은

하오하오 ................란 말 밖엔 없는지

늘 하오하오 ..........................해사면서 모라 또 씨부렁거렸는데 

그래도 재미있는 것은

서로가 이 이역만리에서 서로 소통을 할 수 있다는건 참 즐거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