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7
노처녀의 넋두리라기엔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자
본의아니게 조끼에 잠바를 걸쳤더니
뭔가 모르게 조금은 둔한 것 같았다.
저녁을 먹으려다
목여사 건강이 어떻는가 싶어 잠시 강나루에 들렸더니
주학장이 반색을 하며
기어이 술한잔 하고 가라고 하였다
해서
/아직 식전인데
/마 여기 앉아라 .내가 저녁 주문해줄게
/아니 그럴 것 까진 없고
주학장은 이미 주기가 오랜가보다.
/우박사 올만에 니 노래 함 불러봐라
/내가? 아직 주기도 안올랐는데 노래를 불러?
/그럼 봐라 봐라 네가 대신 함 불러봐라
일행중 한 뇨자에게 순번을 넘기자
뇨잔 머뭇머뭇하더니 어니언스의 편지를 불렀다.
/아니 이게 언제 노래인데 지금부르노
/그때 우린 모했지?
뇨잔 술이 거나하자 행정학을 전공하였다고 하였는데
성미가 꽤나 지랄 같은지 갈수록 사는게 괴롭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사는게 왜 괴로워요?
/모르겠어요 .
노 처녀의 히스테리인지
경우에 어긋난 건 죽어도 못봐주다보니
때론 왕따를 당하는 것 같기도하고
암튼 괴로워요
해서 남을 좀 배려하자 하고 ...................
이 곳 저 곳 다니면서 인생공부를 하는데
그것도 쉽지않네요.
/내가 보니 전공을 잘못 선택했구먼 뭐
말하는 것이나 성격을 보니 동양철학이나 문학을 했더라면
오히려 나았을텐데(지혼자 조용히 살아야 할 팔자잖우....)
자랄 때 스승을 못만난게 탈이라면 탈이구먼
/하긴 아무도 못만난게 맞겠죠
대학을 갈 때도 나 혼자 이게 좋겠다하고 선택했는데
살아보니 행정학은 내체질하곤 영 아니었어요
/그래서 사람의 인연이란게 중요하다한거여
자랄 때 그 사람의 자질을 보고 맨토해 줄 사람이 꼭 필요한데
너남없이 자기 인생의 진로를 결정할 땐 꼭 그런 사람들이 없잖아요
/아이고 선생님은 우찌 남의 사정을 그리도 잘알아요
/내가 역전에 자리만 안깔았다 뿐이지
이 바닥에선 명도여 명도 ㅋㅋㅋ
그리고 내가 보니 그대는 말로는 남자는 싫어........... 하지만
실은 엄청 남자 좋아하는 뇨자여
한데 한 넘도 지 마음에 드는 넘이 없거나 아니면
들긴 들어도 미덥지가 못하다보니
50이 넘도록 그렇게 산 것이여
/마자여 이 밤이라도 내 정신세계와 딱 맞는 넘 나오면
내 오늘밤이라도 홀라당 다 준다.
/아이고 ..............................마 마소
오늘밤 넘 추워요
그나저나
얼라 아부지요
이 일을 우야믄 좋능교
맘에 드는 넘은 없고 노처녀 가슴은 불타는데
날씨는 와이리 또 춥는지....................
( 가는 세월이 원망스럽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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