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9
길은 외길 남도 삼백리
산길을 따라 가을을 걷다
저만큼 앞서간 계절을 따라가며 떨어진 붉은 낙옆 한 잎을 주으며
니이체가 쓴 고독이라는 시를 떠올려보았다.
이윽고 눈이 오리라
까마귀 우짖으며 거리로 흝어진다
그래도 고향을 가진자는 다행하다는......................
그의 시엔 뭔가 모르는 가슴 뭉클한 그 무엇이 있었다.
해서 상념에 젖어 모퉁이를 도는데
누군가 만들어 둔 박목월 시인의 시가 눈에 띄었다.
이 산길에 몬 시? .......................
강나루 건너서
밀밭 사이로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길
남도 삼백리..............................
하필이면 외길?이지.
암튼 가을은 시인을 낳고 시인은 가슴 절절이 묻어 오는
언어를 낚아 올리나 본데
몬 일을 저지르고 왔는지
일군의 시인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한데 끝내 술로도 성이 차지 않는지
가자 .......................하더니
또 어디론가 우르르 몰려갔다.
/어디로 간데여?
/몰라. 노래방 간다하던가
/노래방?
시인이 몬 노래를 부르노
그것도 마이크 잡고
에잇 시시하네.
올핸 억새풀이 유난스럽게 별로다.
해서 지나나나 사는게 다 그렇지
지라고 뭐 별게 있겠나?하였는데
그것도 외출이라고
며칠만에 내 집에 돌아오니 참 편안했다.
난 아내가 사는 집은 아내의 집
내가 사는 집은 내집이라고 했는데
마눌이 없어도 아이가 없어도
나만이 쉴수 있는 내 집에 돌아오면
잔소리꾼이 없어 좋고
일어나라 밥먹으라 싰으라 하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좋고 ........................
밤새도록 불을 켜놓고 작업을 해도
돈도 못벌면서 불은 왜 그렇게 환하게 켜 놓아요 ? 하는 소릴 안들어서
너무 좋았다.
역시 사람은 붙어 사는 것보다
떨어져 사는게 훨 행복한데도 사람들은 왜
저렇게 붙어 있지 못해 안달이지?
(해서 마눌이 그랬나.
당신은 평생 혼자 살 사람인데 왜 결혼을 했는지 참 알쏭달쏭 하다고 ............)
(그러면 나의 답은 언제나 한결 같았다.
연작이 우찌 봉황의 그 깊은 뜻을 알겠냐고)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에 쓰는 일기/아버지의 꿈 (0) | 2010.11.01 |
---|---|
아침에 쓰는 일기 /시월의 마지막 밤엔 (0) | 2010.10.30 |
아침에 쓰는 일기 / 개천에도 용는가베 (0) | 2010.10.28 |
아침에 쓰는 일기 / 노처녀의 넋두리라기엔 (0) | 2010.10.27 |
아침에 쓰는 일기 / 시를 짓는 여자 (0) | 2010.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