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든지 탄력을 받아야겠제
책을 읽을 때 난 독특한 버릇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읽던걸 다 읽고나야 다른 책을
손에 집어 들었지만
난 처음부터 아예 4-5권을 쭈욱 늘어놓고
이것 읽다 싫증이 나면 또 다른걸 손에 들고 읽었다.
해서 종종 친구들이
네 그래가지고도 그게 머리에 다들어오나 ? 하고 의아해했는데
이미 중학교 때 부터 붙은 습관이어서 그런지
지금도 5-6권의 책을 쭈욱 늘어놓고
읽어야 직성이 풀렸다.
한데 소설이나 수필이나 역사서 같은건
그리 큰 문제가 없었지만
어학이나 철학책은 아무래도 기억을 쪼매 더 더듬어야
문제가 술술 풀렸는데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내 책상앞엔
영어/일본어/ 중국어/러시아어 책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늘어서서
주인님 제 차례는 언제입니까 하고 말없이 기다렸는데 ..............
한데 난해하다싶으면 일단 난 노트를 했다.
왜냐하면 기억은 언제나 한정적이기 때문에
읽을 때는 잘 이해가 되었지만
성리학이니 법가사상이니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말 같은 것은
말 한마듸에 따라 맛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그 맛을 잃지 않으려고 노트를 했는데
어학은 반복보다 더 좋은 스승이 없기 때문에
매일 스승을 대하듯 그렇게 한자한자 익히다보니
이젠 일본여자를 만나도 농담도 하고
중국넘 만나면 일부러 니하오 ..........................하고 인사를 하고
러시아 뱃넘들 만나면 쯔드라스뷔쩨 /허라쇼/쓰빠시버 ........하고
악수를 했는데
그런 이넘도 때론 저 높은 정상엔 언제쯤 오르려나하고
때론 나도 쉬어가고도 싶고 주저앉고 싶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도대체 내가 나를 위해 오늘 한게 모지 ? 하고
생각하면 인생을 참 헛되게 사는것 같은 허망한 생각이 들어
간밤에도 밤을 새우다 싶히 책을 읽었더니
이게 밤인지 새벽인지 슈퍼에 갔더니
도대체 잠은 언제 잡니까 하고 ..................................뇨자가 히죽히죽 웃었다.
(와 ? 내가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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